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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2tVHAc99dAI

Querencia / 최정연


구분 아트북 판형 183 X 258mm 페이지 48쪽 구성 책 1권 + 엽서 1장 출판년도 2022

<aside> ✍️ *어릴 적 살던 동네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찾은 이곳은 많이 낯설었다.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켰던 건물은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동네사람들만 다녔던 한적한 거리는 젊은이들로 북적였고, 자주 찾던 단골집도 없어졌다. 기억 속 내 고향은 사라졌다.

그날 유독 봄의 기운이 완연해서 감정이 강렬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확실한건 내 기억 속 모습과 현재 이곳 사이에 간극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받아들이니 마음 한 곳이 텅빈 것 같았다. 여태 외면했던 현실을 마주해서일까. 이 감정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나는 살아가야 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바른 정신을 갖는 것이고, 바른 정신을 갖는다는 것은 관심을 쏟는 것이라 했다. 지금 사는 이곳에 마음을 붙이고자 걷기 시작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집 앞을 걸었다. 걸으며 새로운 곳을 내 마음에 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호흡하고 있음을. 낯설기만 했던 이곳이 새롭게 내 삶에 자리 잡고 있음을. 매일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내려는 의지를. 그렇게 나는 오늘도 걷는다.*

</aside>